사업배경

대한민국 사회에서 교육은 전통적으로 계층 이동의 가장 강력한 수단이자 사회적 통합을 유지하는 핵심 기제로 기능해 왔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관찰되는 통계 지표들은 교육이 더 이상 '희망의 사다리'가 아닌 '격차의 대물림'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음을 경고한다.

2024년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약 29조 2천억원에 달하며 이는 전년도인 27조 1천억원에 비해 무려 7.7%나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치를 다시 한번 경신했다. 이러한 양적 팽창은 가계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을 넘어, 소득 계층 간의 교육 기회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핵심 원인이 

되고 있다.


사교육비 지출의 격차는 단순한 수치를 넘어 학업 성취도와의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형성한다. 성적 상위 10% 이내의 학생들은 월평균 30만원 이상의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반면, 성적 하위 20% 학생들은 15만원 내외의 지출에 그치고 있다는 통계는 자본의 투입량이 학업 결과로 직결되는 현상을 여실히 보여 준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소득 수준별 사교육비 증가율의 비대칭성이다. 


월 소득 800만원 이상 고소득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은 전년 대비 0.8% 증가에 그친 반면, 300만원 미만 저소득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은 12.3%나 폭증했다. 

이는 저소득층 가정이 생계의 위협 속에서도 자녀의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한계 지출을 감행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이러한 '절박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절대적인 

지출액 차이로 인해 교육 격차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는 모순적 상황에 직면해 있다.


지역적 관점에서도 불평등은 뚜렷하다. 서울 지역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67.3만 원으로 가장 높은 반면, 전남 등도 지역은 32만원 수준으로 나타나 두 배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지역 간, 소득 간 사교육 격차는 계층 간 불평등을 고착화 하고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심각한 구조적 결함으로 작용한다. 

이에 사단법인 제로캠프는 법무부 허가 비영리단체로서 기존의 위기 청소년 지원 역량을 결집하여,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아이들에 게 실질적인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학원비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교육 지원 정책의 한계와 민간 지원의 필요성

정부와 지자체는 '평생교육 바우처', '교육급여 바우처', '꿈나무 카드' 등 다양한 형태로 저소득층 교육 지원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들은 운영의 경직성과 예산 부족으로 인해 현장의 체감도가 낮다.
첫째, 예산과 수요의 불일치다. 평생교육 바우처의 경우 최근 3년간 신청자가 가파르게 증가하여 2023년에는 약 9만6천명에 달했으나, 실제 선정자는 57.9%에 불과했다. 또한 예산 부족으로 인해 신청자의 절반가량이 카드 발급 조차 받지 못하는 실정이며, 실제 이용 인원은 총 신청자의 53.1% 수준에 머물고 있다.8 이는 공적 지원이 급증하는 교육 복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둘째, 사용처 및 지원 금액의 제한이다. 교육급여 바우처는 2025년부터 사용처가 확대되어 학원, 온라인 학습 플랫폼, 서점 등에서 사용 가능하지만, 유흥·사행성 업종에 대한 엄격한 제한과 함께 지원금액이 실제 사교육 현장의 높은 수강료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고액의 예체능 레슨이나 전문 기술 교육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일회성 혹은 소액 바우처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
셋째, 사각지대의 존재다. 서울시 꿈나무카드와 같은 지자체 지원은 주로 '급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교육 지원은 특정 대상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다. 삼성 드림클래스나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온드림 아츠클래스와 같은 기업 CSR 프로그램은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으나, 선발 기준이 까다롭거나 특정 분야(문화예술, 교과 학습 멘토링 등)에 편중되어 있어 제도권 밖 위기 청소년들이 접근하기에는 문턱이 높다.
따라서 사단법인 제로캠프는 이러한 기존 제도의 틈새를 메우고, 위기 청소년의 특수성을 반영한 '유연하고 강력한' 학원비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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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안되나봐요, 자퇴할래요”…밀려난 아이들 ‘탈학교’ 번진다 [사라진 하위권]  2026.3.27

[팬데믹 6년, 사라진 하위권]

2020년-2026년. 초등 6학년이었던 아이가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교 3학년으로 성장한 시간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은 학교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팬데믹의 터널을 거치면서 교실을 떠난 학생들이 있었다. 사교육과 돌봄으로 ‘공백’을 메우지 못한 이들이다. 단순히 점수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하위권의 이탈, 빨라진 포기의 순간. 헤럴드경제는 팬데믹 세대의 교실 안팎에서 벌어진 균열을 조명했다.


[헤럴드경제=김용재·전새날 기자] “처음엔 혼자 공부해도 괜찮았는데 친구들은 학원에 가서 수행평가까지 해결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허망했어요. 내가 좋아하던 과목인데도 성적이 잘 나오지 않으니 점점 더 버거워졌어요. 결국은 학교를 그만뒀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20년. 이다솜(가명·2004년생) 씨의 학교는 교문보다 노트북 화면이 먼저 열렸다. 입학과 동시에 학교는 원격수업으로 전환됐고 1학년 커리큘럼에 들어있던 체험학습과 각종 행사는 줄줄이 취소됐다. 같은 반 친구들과 제대로 얼굴을 맞댄 것은 입학 후 2~3개월이 지난 뒤였다.

이씨는 “초반엔 온라인이어도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이 있었지만 내 방에서 혼자 수업을 듣다 보니 출석만 하고 녹화해 둔 채 잠을 자거나 딴짓하는 날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2021년 3월 대면수업이 재개됐다. 비대면 수업을 하면서 굳어진 생활방식을 바꾸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집에서 학교까지 통학시간이 2시간 이상 걸리기 때문에 비대면 수업 때보다 2시간 일찍 준비해야 했다. 집에 돌아오면 밤 10시를 넘기기 일쑤였다.

학교 안에는 같은 학원을 다니면서 형성된 무리가 있었다. 이씨는 “좁아진 교우관계에서 소외감이 컸고 심리적으로도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학교생활에 좀처럼 마음을 붙이지 못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성적이었다. 집안사정으로 이씨는 사교육을 받지 못했다. 그때문일까, 학교 성적은 수직하락 했다. 이씨는 “고1 첫학기가 끝나고 기대 이하의 낮은 성적을 받으면서 자퇴를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고등학교에 들어오며 학원을 그만뒀고 혼자 공부량을 감당하기가 점점 버거워졌다”고 회상했다.

마침 주변에서도 자퇴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성적과 미래에 대한 고민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때를 돌이키면 학교에서 친구들끼리 자주 나눴던 대화 주제는 ‘탈(脫)학교’ 따위였다. 이씨는 당시 극심한 우울감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부모님에게 자퇴를 이야기했다. “내가 겪은 것과 비교하면 (요즘 힘든 건) 아무것도 아니다, 일단 졸업까지 버티면 된다. 나중에 가면 별 일 아니다”라는 말만 돌아왔다. 기댈 곳이 없다는 절망감이 커져갔고 버티기 힘들었던 그는 담임교사와 학교에 당일 통보로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중·하위권 ‘학교 이탈’ 발현…4년 새 학업중단률 1.7배↑ 


학교 현장에서 팬데믹 이후 중·하위권 학생들의 위기가 ‘조기 이탈’로 번지고 있다. 교실 안에서 무기력이 확산하면서 학업 중단이라는 물리적 이탈도 급증세다. 헤럴드경제는 팬데믹 이후 ‘중·하위권 학생들이 학습을 포기하는 시점 자체가 빨라졌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중·하위권의 표면적인 학업 지표는 언뜻 회복세처럼 보인다. 헤럴드경제가 교육부에 요청해 입수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중학교 3학년 1수준 비율’ 자료에 따르면 수학 1수준 비율은 2020년 13.4%에서 2024년 12.7%로 감소했다. 1수준 비율이란 기초학력 미달에 해당하는 학생 비율을 의미한다. 학업 수준이 전반적으로 올라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숫자에서 4년 사이에 학교를 떠난 학생들의 존재는 드러나지 않는다.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전체 학업중단률은 2020학년도 0.60%(3만2027명)에서 2024학년도 1.06%(5만4516명)로 4년 새 약 1.7배 상승했다. 특히 고등학교 학업중단률은 같은 기간 1.08%(1만4439명)에서 2.08%(2만7065명)로 거의 두 배 뛰었다. 중학교도 0.45%에서 0.77%로 올랐다.


이유는 뭘까. 2024학년도 고등학교 학업중단자 2만7065명 가운데 질병·해외출국 등을 제외한 ‘부적응 중단’은 2만3025명이었다. 고교 학업중단의 약 85%가 질병이나 해외출국이 아닌 다른 이유로 학교를 떠난 것은 이례적이라고 교사들은 말한다.

충남교육청 기초학력 태스크포스(TF) 활동 경험이 있는 교사 류모 씨는 “학습지원 대상 학생들은 대체로 학습된 무기력·가정의 돌봄 결핍·정서적 결핍이 겹쳐 있다”며 “코로나 시기 학교가 한 번 닫히고 나서 이런 취약성이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갈수록 아이들이 점수표에서 천천히 밀려나는 것이 아니라 더 이른 시기에 ‘나는 안 되는구나’라는 감각을 먼저 체득하고 포기하게 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학교를 떠난 이들은 학교 밖 경로에서 발견됐다. 최근 5년간 검정고시 시행 결과를 보면 초·중졸 검정고시 응시 인원이 모두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초졸 검정고시 응시자는 2021년 3862명에서 2025년 4370명으로 508명 늘어 약 13.2% 증가했다.

중졸 검정고시 응시자는 같은 기간 9777명에서 1만1522명으로 약 17.8% 증가했고 고졸 검정고시 응시자도 2021년 3만6108명에서 2025년 4만7316명으로 1만명 이상(31.0%) 크게 늘었다. 학교 안에서 버티지 못한 학생들이 학교 밖 경로로 이동하는 흐름이 더 뚜렷해졌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학교를 떠난 이다솜 씨는 하루 1끼만 먹고, 새벽까지 깨어 있다가 5시에 잠드는 생활을 했다. 친구도 거의 만나지 않는 ‘은둔’이었다. 건강은 나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 시간을 보내고야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를 통해 마음을 잡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자퇴를 고민한다고 해서 학교를 열심히 안다닌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학교를 계속 다녔다면 지금보다 우울한 삶을 살거나 잘못된 선택을 했을 것 같아요. 학교가 적성과 흥미를 찾고 키워주는 곳이었다면 더 열정적으로 다녔을 것 같습니다.”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703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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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만원 학원 다니는 애들 못 이겨요” 선행 못한 초6, 중학생이 두렵다 [사라진 하위권] 2026.3.28 


사라진 하위권 : 출석부에서 이탈한 아이들

③초등 6학년 사교육비가 역대 최고를 기록한 이유

중학교 첫 시험서 좌절하는 하위권


[헤럴드경제=김용재·전새날 기자] 교육계에선 ‘중학교 공포증’이란 말이 회자된다. 지금의 초등학생들은 학교에서 시험을 보지 않는 세대다. 수행평가는 있지만 성적으로 순위를 매기진 않는다. 이런 환경에서도 누군가는 엄마 손에 이끌려 학원에 다니고, 어떤 아이들은 그저 시간만 보낸다. 기초학력을 다지지 않은 상태에서 중학교에 진학한 아이들은, 첫 시험을 보고 나서야 좌절을 맛본다.

“어차피 지금 시작해도 60만원짜리 학원 다니는 애들을 못 이겨요. 중학교 가면 매일 시험 본다는데 차라리 안 가고 싶어요.”

서울의 한 초등학교 6학년 전성민(가명) 군은 주 2회 이상 지각을 반복하고 있다. 수업 시간에는 멍하게 앉아 공책에 의미 없는 낙서만 채운다. 상담 결과 드러난 원인은 단순한 학교 부적응이 아니었다. 자신이 ‘출발선에서 밀려났다’는 절망에 가까운 상태로 진단됐다. 친구들은 학원에서 어디까지 먼저 배웠는지를 두고 자랑할 때, 자신은 그저 방치된 감각이 그를 괴롭혔다. 전군의 맞벌이 부모는 워낙 바빠 아들을 챙길 여력이 없는 처지.

학교 현장과 교육계에서 공통으로 지목하는 중·하위권 학생의 조기 이탈 ‘분기점’은 상급 학교로 진학하는 전환기인 초등 고학년에서 중학교로 넘어가는 시기다. 초등학교 6년의 일부를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에서 보낸 아이들 가운데 일부는 누적된 돌봄 공백, 학습 결손 상태에서 중학교 첫 시험을 만나면서 좌절이 시작된다. 수업은 따라가지 못하고, 친구들과 관계를 만들기도 어려워 한다. 결국 학교를 떠나려는 고민으로 이어진다.


초등학교에 번진 ‘중학교 공포증’ 


헤럴드경제는 학생들을 상담하는 위(Wee)센터 협조를 받아 초등학교 6학년~중학교 1학년 학생들의 상담 기록을 살폈다. 


중학교 1학년인 최수아(가명) 양은 선행학습을 마친 친구들 사이에서 대화에 끼지 못하며 위축돼 상담실을 찾았다. 초등학교 때는 평가 부담이 없어 자신의 수준을 몰랐지만 중학교 진학 후 친구들과의 격차를 실감하며 심리적으로 무너진 사례다. 상담 기록에는 “학원 다니는 애들은 다 아는데 나만 바보 같다”는 자조 섞인 말이 남았다.

Wee센터 임상심리사 A씨는 이를 중학교 공포증이라 명명했다. A씨는 “예전엔 교복 입는다고 설레던 아이들이 이제는 ‘가서 들러리 설까 봐 무섭다’며 운다”며 “학교가 배움터가 아니라 자신의 실패를 확인하러 가는 잔인한 장소가 되어버린 셈”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전환기를 지난 하위권 학생들에게선 무기력이 드러난다. 중학교 2학년 이민기(가명) 군의 사례를 살펴보면 초등 고학년 내내 돌봄 공백 속에 밤새 게임을 하던 습관이 굳어져 학교에선 온종일 잠만 잔다. 학습 무기력이 출결 불안으로 직결된 모습이다.

청소년 심리상담사 정모 씨는 “선행학습을 하지 않은 학생의 경우 중학교에 들어가 맞이한 첫 시험에서 무기력을 느끼고 급격하게 포기하는 경향성이 있다”며 “이 때문에 부모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사교육 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교육비 지출 초등 6학년으로 몰려 !


부모들의 불안은 데이터로 증명된다. 최근 사교육 지출 구조가 초등학교 6학년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교 6학년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년 대비 10% 이상 늘었다. 우리 아이가 중학교 공부를 잘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부모들의 부담감이 반영돼 있단 평가다.

사교육비 총액은 전년도 29조2000억원에서 27조5000억원으로 줄었고, 사교육 참여율도 80%에서 75.7%로 낮아졌다. 그러나 유독 초등학교 6학년만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10% 이상 증가했다. 중·고교를 통틀어서도 사교육비 총액이 증가한 학년은 초등 6학년뿐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교육과정 차이가 있어 새로운 학교급을 준비하는 측면에서 6학년 사교육비 증가가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교육업체에서는 중학교부터 입시가 시작된다는 두려움, 학업 난이도가 급상승한다는 점 등을 초등 6학년 사교육비 증가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교과서 검정업체에 재직 중인 B씨는 “중학교부터 시험을 보고 성적이 공개되는 순간 ‘내 아이가 뒤처질 수 있다’는 마음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생기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첫 시험 후 ‘포기’…심리적 학교 이탈에 돌입하는 아이들 


교육 현장에서는 입을 모아 중·고등학교에서 심화하는 ‘물리적 이탈(자퇴)’이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무력감을 겪은 중·하위권 학생들은 학교라는 공간 자체를 밀어내기 시작하는 ‘심리적 학교 이탈’ 상태에 돌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충남의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9년 차 교사 류모 씨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1학기까지 평가 구조가 약한 상태에서 중학교 2학기 첫 시험을 계기로 격차가 확 벌어진다”며 “상위권은 이미 사교육을 통해 경쟁하며 단련돼 있지만 학교 공부가 전부였던 학생들은 처음 마주한 시험에서 40~50점을 받고 ‘나는 안 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아예 손을 놓아버린다”고 설명했다.

기초학력 업무를 담당하는 수도권 초등학교의 한 교사는 “초등학교 6학년은 학습 내용이 전보다 어려워지면서 격차가 심화하는 학년”이라며 “문해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초등 교과서에서는 버티지만 중학교처럼 글밥(책에 든 글자 수)이 많고 어휘가 어려워지면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기 초 진단평가 뒤 필요한 학생에게 보충수업을 권하지만 6학년쯤 되면 기초 방과후 수업에 다니는 걸 창피하게 느끼거나 그냥 공부를 더 하기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강원도 초등학교 교사 성모 씨는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은 이미 학습된 무기력이 자리 잡아 교사가 아무리 권해도 보충수업을 열이면 열 거부한다”며 “이 아이들에게 공부는 이미 어렵고 피하고 싶은 것으로 인식돼 있기 때문에 학교 자체를 가기 싫어하게 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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